잠12:26 의인은 그 이웃의 인도자가 되나 악인의 소행은 자기를 미혹하게하느니라

 

최근 일본 시내에서 덤프트럭이나 중장비 차량 뒤에  ‘이 차는 유도없이는 후진하지 않습니다. 유도를 부탁합니다’  라는 글을 자주 보았습니다. 덩치가 큰 덤프트럭이 후진할 때는 후방 사각지대가 많아서 사고가 나기 쉽습니다. 그것에 재빨리 대처할 수 없는 교통약자가 그 사각지대에 들어서 희생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운전자 판단으로는 후진을 금지시킨 것 같습니다. 다만 뒤를 봐주는 유도자가 있을 경우에만 후진할 수 있습니다. 시계가 열려있는 사람의 인도를 받으면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인은 그 이웃의 인도자가 된다고 했습니다. 도로와 주위의 상황을 살피고 안전을 확보하는 유도요원이 없으면 후진은 위험하겠지만 물론 전방주시를 안하면 전진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겠지요.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그래서 사물을 관찰할 수 있는 힘과 분별할 수 있는 능력과 상황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을 가진 사람이 인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위험요소를 인식할 수 없는 사람은 인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의로운 관찰력과 분별력과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 의로운 이웃의 인도자가 됩니다. 소경은 소경을 인도할 수 없습니다. 볼 수 있어야 보지 못하는 사람을 인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이웃을 위한 의로운 인도자라면 악인은 자기자신을 미혹한다고 했습니다. 많은 거짓과 미혹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악질적이고 치명적인 거짓은 자기자신을 속이는 자기기만입니다. 사람과 세상을 속이려고 마음먹는다면 먼저 자신을 속여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나하나를 다 속이지 않아도 자신의 눈과 생각을 속여버리는 것이 가장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습니까? 가렸다고 한다면 그것은 눈을 가린 것입니까? 하늘을 가린 것입니까? 손바닥으로 자기 눈을 가리고는 하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속이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자기를 속이는 사람은 곧 하늘이 없다는 자신의 거짓말에 속아서 그렇게 믿게 됩니다. 거짓이 무서운 것은 자신의 거짓의 입술로 남의 귀를 속이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의 거짓의 입의 말을 자신의 귀가 그것에 듣고 속는다는 것입니다. 눈을 가리면 하늘이 가려지듯이 자기를 속이면 세상이 다 가려집니다. 그것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확증편향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의 생각의 교정이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보고 싶은 창을 통해서만 보려고 하기 때문에 온통 편파적이고 왜곡된 것만 믿고 그것을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신념이 되기도 하고 애국이 되기도 하고 신앙이 되기도 해서 목숨까지 불사하겠다고 합니다. 자기 안에 갇힌다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운전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진정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도로의 사정을 잘 읽어내는 사람입니다. 상대방 운전자나 보행자의 실수나 미숙까지도 읽어내는 통찰이 도로의 안전을 지켜줍니다. 기계의 조작이 능숙하다고 해서 운전을 잘하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 반드시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주위를 둘러싼 차의 움직임과 신호와 도로상태와 보행자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이 말하는 의인은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의인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서 마음을 쓰기 때문에 그 이웃의 인도자가 됩니다. 관찰과 분별과 통찰의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악은 지독하게 자기중심적이어서 자신자신을 속여가면서까지 자기 안으로 파고들어가면서 고집을 부립니다. 잠언은 오늘도 이타적 헌신과 이기적 자기기만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를 향한 방향성에는 관찰과 분별과 통찰의 힘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방향을 외부로 향하십시오. 이타적 섬김을 시작할 때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셔서 우리로 이웃의 인도자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