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요한복음12:37-50
12:37 이렇게 많은 표적을 저희 앞에서 행하셨으나 저를 믿지 아니하니
12:38 이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라 가로되 주여 우리에게 들은 바를 누가 믿었으며 주의 팔이 뉘게 나타났나이까 하였더라
12:39 저희가 능히 믿지 못한 것은 이 까닭이니 곧 이사야가 다시 일렀으되
12:40 저희 눈을 멀게 하시고 저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으니 이는 저희로 하여금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닫고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하였음이더라
12:41 이사야가 이렇게 말한 것은 주의 영광을 보고 주를 가리켜 말한 것이라
12:42 그러나 관원 중에도 저를 믿는 자가 많되 바리새인들을 인하여 드러나게 말하지 못하니 이는 출회를 당할까 두려워함이라
12:43 저희는 사람의 영광을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사랑하였더라
12:44 예수께서 외쳐 가라사대 나를 믿는 자는 나를 믿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며
12:45 나를 보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보는 것이니라
12:46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두움에 거하 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
12:47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아니할지라도 내가 저를 심판하지 아니하노라 내가 온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함이 아니요 세상을 구원하려 함이로라
12:48 나를 저버리고 내 말을 받지 아니하는 자를 심판할 이가 있으니 곧 나의 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저를 심판하리라
12:49 내가 내 자의로 말한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나의 말할 것과 이를 것을 친히 명령하여 주셨으니
12:50 나는 그의 명령이 영생인줄 아노라 그러므로 나의 이르는 것은 내 아버지께서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이르노라 하시니라

 

요한복음을 12장까지 읽어왔습니다만 모든 장면에서 끊임없이 만나게 되는 것은 유대인들의 믿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

 

그러나 그 불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는 대화는 없었습니다. 도식적인 함정을 팠다가 실패하기를 반복할 뿐이었고 논쟁다운 논쟁은 성립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주장이 모순되고 맹목적이라는 증거였습니다. 예수님은 그 모순을 짚어 주시는 것만으로 항상 이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신념을 위한 싸움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내 것과 다른 것에 각각 선악을 부여하고 벌이는 싸움이었습니다.

 

피를 부르는 폭력적 갈등은 다 여기서 옵니다. 종교가 전쟁을 일으키고 형제간에 살육이 일어나는 현장에는 항상 이 신념의 대립이 있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입니다.

 

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믿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문제는 믿지 않음의 상태가 아니라 자폐적인 신념의 상태입니다.

 

누구나 사실상 무엇인가를 믿고 삽니다. 그 믿음이 너무나 견고해서 하나님이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고 말씀을 들어도 들리지 않을 뿐입니다.

 

무신론자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인가를 믿고 있을 뿐입니다. 우상의 본질은 자기입니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상의 목적은 자신입니다.

 

우상이라고 이름한 것들을 경유하여 결국은 자기로 귀결됩니다. 자기가 우상이 된 사람은 하나님을 안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가 없습니다. 영혼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발달심리학에서 메타인지라는 말을 씁니다. 자신 스스로에 대해 파악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까요?

 

메타인지능력이 좋은 사람은 자신의 현재와 효율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서 발전적인 사람입니다. 자신의 긍정적 능력은 물론 자신의 한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죽는 존재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최상의 메타인지일 것입니다. 인생은 마치 오픈북 시험 같습니다. 죽음이라는 답이 분명히 있지만 인생을 뒤적거리기만 할 뿐 그 답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죽음의 메타인지가 되는 사람은 무엇을 믿어야 할 것인지를 재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스도가 오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니고 세상을 구원하려 하심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명령은 영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