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마가복음 14:32-42
14:32 저희가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 이르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나의 기도할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았으라 하시고
14:33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가실쌔 심히 놀라시며 슬퍼하사
14:34 말씀하시되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 하시고
14:35 조금 나아가사 땅에 엎드리어 될 수 있는대로 이 때가 자기에게서 지나가기를 구하여
14:36 가라사대 아바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 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
14:37 돌아오사 제자들의 자는 것을 보시고 베드로에게 말씀하시되 시몬아 자느냐 네가 한시 동안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
14:38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하시고
14:39 다시 나아가 동일한 말씀으로 기도하시고
14:40 다시 오사 보신즉 저희가 자니 이는 저희 눈이 심히 피곤함이라 저희가 예수께 무엇으로 대답 할 줄을 알지 못하더라
14:41 세번째 오사 저희에게 이르시되 이제는 자고 쉬라 그만이다 때가 왔도다 보라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우느니라
14:42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

 

커피를 갈다보면 커피밀 안으로 커피콩이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모터가 돌고 있는 한 커피콩은 어김없이 빨려들어가 산산히 부숴지고 가루가 되어 쌓입니다.

 

감람산 기슭의 감람나무 농장이 있던 언덕이 겟세마네입니다. 겟세마네라는 이름도 기름 짜는 틀이라는 뜻입니다. 커피콩이 밀 안에서 어김없이 가루가 되듯 올리브 기름을 짜내려면 감람 열매의 형체도 부서지고 분해되어야만 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날 밤 겟세마네에서 마치 그런 모습으로 기도했습니다. 누가복음에는 예수님 기도하실 때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더라고 했습니다. 온몸에서 땀과 피를 짜내는 듯한 두려움으로, 몸이 부수어져 내리는 고통으로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셨습니다.

 

죽음이 엄습해 온 밤에 어느 육체가 제정신으로 밤잠을 이룰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은 극심한 공포와 번민으로 자고 있던 제자들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간절한 기도 부탁을 단 한시도 들어 주지 못한 제자들에게는 그것이 두고두고 통한의 기억이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힘드셨겠지만 저는 겟세마네의 기도를 좋아합니다. 십자가 앞으로 걸어가는 예수님이 물 위를 걸어가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백마타고 천군 천사 대동하고 가시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예수님은 두려워했고 떨었고 울면서 갔습니다. 그래서 믿음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이 따라 갈 수 있는 길을 내어주셔서 참 다행입니다. 저는 겟세마네에서 연약했던 예수님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모진 두려움 속에서도 내 뜻이 아닌 아버지의 뜻을 구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 주셔서 참 다행입니다. 우리가 지나가고 있는 이 두려움과 무력함의 시대는 많은 상처를 남기고 언젠가 끝이 올 것입니다. 그 사이 우리의 두려움의 기도에서도 아버지 뜻이 이루어져 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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