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시편140장 1-13절
140:1 여호와여 악인에게서 나를 건지시며 강포한 자에게서 나를 보전하소서
140:2 저희가 중심에 해하기를 꾀하고 싸우기 위하여 매일 모이오며
140:3 뱀 같이 그 혀를 날카롭게 하니 그 입술 아래는 독사의 독이 있나이다(셀라)
140:4 여호와여 나를 지키사 악인의 손에 빠지지 않게 하시며 나를 보전하사 강포한 자에게서 벗어나게 하소서 저희는 나의 걸음을 밀치려 하나이다
140:5 교만한 자가 나를 해하려고 올무와 줄을 놓으며 길 곁에 그물을 치며 함정을 두었나이다(셀라)
140:6 내가 여호와께 말하기를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여호와여 나의 간구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하였나이다
140:7 내 구원의 능력이신 주 여호와여 전쟁의 날에 주께서 내 머리를 가리우셨나이다
140:8 여호와여 악인의 소원을 허락지 마시며 그 악한 꾀를 이루지 못하게 하소서 저희가 자고할까 하나이다(셀라)
140:9 나를 에우는 자가 그 머리를 들때에 저희 입술의 해가 저희를 덮게 하소서
140:10 뜨거운 숯불이 저희에게 떨어지게 하시며 불 가운데와 깊은 웅덩이에 저희로 빠져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하소서
140:11 악담하는 자는 세상에서 굳게 서지 못하며 강포한 자에게는 재앙이 따라서 패망케 하리이다
140:12 내가 알거니와 여호와는 고난 당하는 자를 신원하시며 궁핍한 자에게 공의를 베푸시리이다
140:13 진실로 의인이 주의 이름에 감사하며 정직한 자가 주의 앞에 거하리이다

 

시편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인 동시에 기도입니다. 찬양이기에 하나님에 대한 영광과 존귀가 있고 동시에 기도이기에 인간의 고통과 보호를 호소하는 탄원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140편은 결백과 보호를 요청하고 대적을 저주하고 있는 다윗의 탄원시입니다. 다윗은 격한 감정을 토로하며 하나님께 신원하고 있습니다. 배경이 분명하지 않지만 아마도 다윗이 사울에게 고통받던 때에 지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포악한 자에게서 건져달라는 탄원은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라는 주기도문과 닮았습니다. 시와 기도는 개인적인 것이므로 반드시 사회적이거나 공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편을 개인적 차원의 인간관계의 원한에만 적용하면 한정이 없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포악이란 궁핍하고 정직한 자를 핍박하는 제도적인 폭력, 국가 또는 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입니다.

 

사울은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인격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명에 따라 국가의 공권력이 무고한 충신이었던 다윗을 죽이려 했습니다. 올무와 줄을 놓고 그물을 치고 함정을 팠습니다. 악은 조직적이고 용의주도합니다. 다윗을 잡기 위한 사울의 올무는 집요했습니다. 다윗은 그 합법적이고 구조적인 악에서부터 하나님께 보호를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악이 사용하는 것은 제도만이 아닙니다. 「뱀같이 그 혀를 날카롭게 하니 그 입술 아래에는 독사의 독이 있나이다」 악은 지능적입니다. 날카로울 만치 지적입니다. 논리가 정연하고 뱀의 혀와 같이 능숙한 언변을 가졌습니다. 말을 잘하지만, 그 안에 사람을 고통과 파멸로 이끌어가는 독을 품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선이 있는가 하면 악도 공존합니다. 이 적과의 동침은 세상 끝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악을 완전한 방법으로 배제하거나 회피할 수 없습니다. 그 사이를 살면서 걱정과 한숨 없는 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인간이 죄를 범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사회는 법과 제도를 강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법과 제도가 구체적이고 강력해지는 만큼 악도 지능적으로 교묘해집니다.

 

누구나 자신의 기도를 분석해본다면 단연 탄원의 기도가 제일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불완전성과 결핍을 탄원하고 그것에 보호와 공급을 구하는 기도입니다. 그런 기도의 소망을 가진 분이 예배당에 들어와 앉으면 「주여~」 라는 탄식이 먼저 터져 나옵니다. 우리에게 그 한숨 섞인 탄식으로 하나님을 부르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당장 할 말이 없더라도 내 마음 아시는 분께 탄식과 호소로 나갈 수 있습니다.

 

험한 세상에서 이겨보려고 하지만 경쟁이 시작된 이상 실패와 좌절 고통과 결핍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잠시 이기는 것 같으나 반복되고 순환할 뿐입니다. 「나를 지키사 악인의 손에 빠지지 않게 하시며 나를 보전하사 포악한 자에게서 벗어나게 하소서」 오늘 배운 다윗의 기도는 애통한 날의 기도가 아니고 매일 아침의 기도여야 할 것입니다.